GRAZIA|2014년 2월 2호 Vol.24|'EXCLUSIVE : TVXQ! FEVER' 최강창민 부분

 

10년, 매해 수많은 가수가 등장했다가 다시 사라지는 가요계에서 10년 동안 단 한번도 정상이 아니었던 적이 없는 동방신기.

 

<그라치아> 맨 이슈를 상징하는 커버 모델로 동방신기의 두 남자를 선정하면서 오래 고심했다.

지난 10년간 한일 양국에서 누적 음반 판매량 1천만 장을 기록하고,

지난해에만 85만 명의 앞에서 공연을 치른 그들이 아직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 뭐가있을까.

해보지 않은 콘셉트가 과연 있기나 할까,

그리고 다다른 결론.

 

이제 그들에겐 굳이 화려한 장식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들 자체로 충분할 것 같았다.

그래서 군더더기 없는 가장 베이식한 옷을 건냈다. 그리고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기를 주문했다.

 

유노윤호와 최강창민 역시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1위에 연연해하는 대신 어깨에서 힘을 빼고 눈앞의 무대를 질기기로 했다고. 그들에겐 벌써 10년이 아니라, 이제 10년이다.

 

 

엠넷 드라마 <미미> 방송을 앞두고 있어요. 연기는 오랜만이네요.

  약 2년 만인것 같아요. 너무 아쉬운 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긴 했는데, 공교롭게도 시기가 다 겹쳤어요. <우리동네 예체능> 때문에 계속 연습도 해야 했고, 심지어 그 와중에 이번 앨범의 제작 기간까지 겹쳐 녹음하면서 일본에 왔다 갔다 하며 드라마 촬영을 한 거죠. 작년 연말에서 올해 초까지, 저희 회사 안에서 바쁘기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연예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 기간 동안 가장 길게 쉬어본 건 얼마나 되죠?

  하루요. 근 4개월 동안 딱 하루

 

캐릭터에 몰입하는 게 스케줄상 쉽진 않았겠네요.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 촬영이다 보니 즐거웠지만, 그래서 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스케줄이 띄엄띄엄 있다보니까 쉽지 않았어요. 다음에 또 하게되면 못해서 욕먹어도 괜찮으니 최선을 다해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면 좋겠어요.

 

 

4부작이면 짧은 호흡의 드라마인데 특별히 끌렸던 이유가 있나요?

  사실 제가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연기만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일을 하는 데다 연기는 오랜만이잖아요. 16부작 미니시리즈가 아니라서 오히려 지금 시점엔 더 맞겠다 싶었어요. 게다가 영상 자체가 굉장히 예쁠 것 같아 하게 됐죠.

 

요즘 싱글 라이프는 어떤가요?

  좋긴 한데 즐길 틈이 없네요.

 

청소 같은 건 따로 도움을 받나요?

  아직까지는 제가 하고 있어요

 

그게 가능해요?

  아까 근 4개월 동안 딱 하루 쉬었다고 했잖아요. 그 하루 쉬는 날, 집에서 혼자 마스크 쓰고 청소를 했어요. 그러고 보니 쉰 게 아니었네요.

 

우렁이 각시라도 키워야겠네요.

  하, 정말 있었으면 좋겠어요. 혼자 사는 남자가 살아남기 위한 가사 노동이 쉽지 않긴 한데, 여러 명이 함께 지내는 숙소 생활을 워낙 오래 해왔기 때문인지 아직까진 충분히 즐거워요.

 

 

지난번 <캐치미> 앨범으로 만났을 때 대중성과 동방신기의 색깔에 대한 고민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번 타이틀곡 '썸씽'은 그 결과라는 생각이 드네요.

최강창민의 샤우팅이 없는 타이틀곡은 처음 아닌가요?

  처음이죠. 제가 생각해도 이번에 나온 '썸씽'은 '캐치미'에 비하면 대중성이 있는 것 같아요. 라이브 하기에 편한 것도 있지만 차근차근 어떤 과정을 밟아가는 단계로 봤을 때도 적절한 지점이 아닌가 싶어요. 저희가 확 달라진 결과물을 보여줘도 대중 입장에선 거부감이 들 수도 있잖아요.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겠지만, 적어도 저희가 지향하는 바를 조금은 '스텝 업'하여 보여드린 것 같아 개인적으론 만족스러워요.

 

동방신기의 노래는 퍼포먼스로 완성되는 느낌이 강했지만, 이번에야말로 뮤지컬 넘버 같더군요. 멋지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압박도 클 것 같아요.

  언제까지 온몸이 부서져라 추는 춤만 보여드릴 수도 없지만, 누구에게나 과도기가 있잖아요. 지금 우리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멋진 걸 보여주긴 하지만 집착하지는 않는 단계. 계속 멋있는 것만 하려고 하면 결국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고 '나는 항상 멋있어야 해'라는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잖아요. 그러다 보면 대중과의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멋있고 잘하는 친구들도 점점 더 많이 나오는데, 언제까지나 멋있게만 보이려고 포장하진 않으려고요.

 

그래도 여전히 멋있던데요?

  하하. 그건 다행이네요. 그래도 오늘 촬영처럼 힘을 빼고 릴랙스한 분위기로 점점 더 가려고요. 멋있는 거 만날 하는 애들이 또 멋있는 척하면 대중도 질릴 것 같거든요. 이런 흐름 속에서 저희는 항상 과도기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끊임없이 그럴 것 같고요.

 

남들은 동방신기를 아이돌의 완성이라고 하는데, 본인들은 과도기라고 얘기하네요.

  한참 후배들이 저희를 보면 그런 얘기들을 할 때가 있죠. 솔직히 아이돌 가수들이 할 수 있는 많은 것을 저희가 해 왔고 누려왔기도 하고. 하지만 저희 입장에선 아이돌은 수명이 짧다는 인식이 틀렸다는 것도 보여드리고 싶고, 더 오래, 즐겁게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니까 시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계속 위에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꼭 화려하지 않더라도 어떻게 하면 길게 갈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하는 시기인 거죠.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는 <우리동네 예체능> 같은 예능에까지 도전하면서 굉장히 대중적으로 다가간 한 해였잖아요. 확실히 전에 비해 반응이 달라졌죠?

  예전엔 저희 팀 이미지라는 게 워낙 강렬하기도 하고, 대중적인 호감이라기보다는 저희를 좋아하는 팬들이 따로 있는 거였잖아요. 특히나 남자들은 좋아하지 않았죠. 저희 매니저 형만 해도 회사 들어오기 전에는 그랬대요. 하하. 예전엔 길을 가다 마주치면 사람들이 '아, 동방신기다' 이런 느낌으로 좀 더 거리감을 갖고 봤는데, 지금은 훨씬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주시는 것 같아요.

 

남자들 반응도 달라졌나요?

  어제 패션 행사장에 가면서도 그랬고, 오늘도 집에서 나오다가 동네 주민이랑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내려오는데 남자분이 선한 웃음을 지으면서 사진 찍어달라고 그러시더라고요. 예전엔 절대 없었던 일이죠. 아, 많이 편하게 다가가고 있구나 싶어서 굉장히 좋아요.

 

 

그런 활동이 본인한테도 어떤 내면적인 변화를 가져왔나요?

  행동하고 말을 하는 데 있어 굉장히 편해졌어요. 물론 말이라는 게 주워 담을 수 없으니까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뭔가 쫓기거나 구애받는 기분 없이 방송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특히 막판에 하차를 결정하고 난 시점부터는 더 편안해지더라고요.

 

마지막 촬영하면서 울었죠?

  아, 살짝. 아주 살짝 울었습니다. 하하, 항상 어딜 가나 멋있어야 하고, 예능에 나가면 예능이니까 꼭 웃겨야 한다는 이런 강박관념에서 많이 자유로워졌어요.

 

지난 <캐치미> 활동 때에 비해 또 한 단계 더 편해진 건가요?

  네, 더 편해진 것 같아요. 음, 제 나이대에 편해질 수 있는 한도까지 도달한 것 같네요. 더 편해지면 안 될 것도 같고. 그렇죠? 하하.

 

얼마 전, SM타운 콘서트에서 교복을 입고 '허그'를 불렀다고요. 데뷔곡이기도 하고 정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을 것 같아요.

  2013년에 제가 불렀던 노래들 중 제일 어색했어요. '허그' 자체가 낯설고 어색하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런 노래를 그 이후로 거의 부른 적이 없잖아요. 그때의 착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예전보다 가사를 받아들이는 저의 마음가짐이랄까 순수함이 좀 바랜거죠. 아, 정말 오랜만에 부르는 거라 그립기도 하고, 묘한 달콤함과 씁쓸함이 있더라고요.

 

붉은 빛으로 물든 닛산 스타디움 공연장 사진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어요.

내가 움직일 때마다 수만 명의 여자들 고개가 일제히 돌아가면 정말 교주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나요? 왕자병에 걸리지 않기가 더 어렵겠던데요.

  예전에 어느 공연에선가 하나가 된 관객들의 연호를 받으며 그런 이야길 했던 것 같아요. 정말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된 것 같다고. 사실 오묘한 우쭐함이 있긴 하죠. 특히 일본에서 7만 명 남짓 되는 관중 앞에 섰을 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정말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더 커요. 생판 모르는 사람이 튀어나왔는데, 그 사람을 10년 동안 좋아한다는 게 정말 말도 안 되는 신기한 일이잖아요. 예전엔 제가 노래를 하고 연기를 하고 여러 활동을 하니까 팬들이 좋아해 주는 거라 생각했는데,이젠 팬들이 사랑과 관심을 주고 응원을 해줘서 저희가 비로소 무대에 설 수 있는 거란 생각을 해요.사탕발림이 아니라 주시는 것에 비해 저희가 턱없이 보답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정말 살면서 이렇게 많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그 안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지내는 사람이 60억 지구인 가운데 얼마나 되겠어요.

 

그만큼의 애정을 받다 보면 금세 익숙해지거나 무감각해질 것 같은데요.

  제가 그런 걸 좀 싫어하거든요. 무언가에 익숙해지는 것. 가수 활동 시작하고 스무 살 즈음에 『어린 왕자』를 다시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무렵의 제겐 정말 큰 충격으로 와 닿았어요. 지금 읽으면 또 다르겠지만 생각해 보니까 길들여진다는 건, 익숙해진다는 건 정말 무서운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기대하고 바라지 않으려고 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생일이 되더라도 마찬가지예요. 성격이기도 하고 제가 상처받지 않으려는 마음도 없진 않겠죠.

 

 

사람들한테 '나 생일이야, 선물해 줘'라는 말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을 테죠.

  물론이에요. 그런 건 바라지도 원하지도 않고, 그래야 제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내가 좋아하는 뭔가를 남이 해주기를 기다리지 않아요.

 

이번 앨범에서 직접 작사한 '라이즈'를 들으며 굉장히 순정 넘친다는 생각을 했는데,

알고 보니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영감을 받은 노래라기에 혼자 웃었어요. 어떻게 그렇게 이어지죠?

  아무 생각 없이 노래를 계속 듣다 보니 새벽에 해가 서서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생기더라고요. 팬들이 들었을 때 희망을 느낄 수 있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얼마 전에 봤던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기억나더라고요. 하하, 그 영화가 나름 심오한 철학이 있잖아요. 영화를 볼 때의 느낌이나 생각을 다시 떠올리며 한번 써보자 했는데 채택이 됐네요.

 

타이틀곡 말고 개인적으로 특히 좋아하는 노래가 있다면요?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떠나 정말 여태껏 냈던 앨범 가운데 제 개인적인 만족도는 가장 높은 앨범인데, '오늘밤'이란 곡도 좋아해요. 제가 부르는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는 두 가지예요. 내가 들어도 노래가 정말 좋거나 스스로 노랠 좀 잘 불렀다고 생각하거나.

 

'오늘밤'은 그중 어떤 이유에 해당되죠? 둘 다?

  음, '오늘밤'은 그런 게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네요. 하하. '그 대신 내가'라는 노래도 좋고.

 

혹시 뭔가 고민스럽거나 부족한 것은 없나요? 밖에서 보면 동방신기는 다 가진 청년 재벌처럼 보여요.

  음, 여느 사람들이랑 똑같은 것 같아요. 특별히 부족하다기보단 뭔가 하나 가지기 시작하면 더 좋은 걸 가지고 싶은 욕망이 누구나 있잖아요. 저도 그런 욕심을 가진 평범한 사람 중 하나예요. 차도 좋아하고, 레고도 좋아하고, 와인도 좋아하고 그래요. 활동을 마치면 고생한 나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레고 리미티드 에디션을 중고로 사기도 하죠. 그리고 좀 추상적이지만 좀 더 노래를 잘하고 싶고, 개인적인 여가 시간을 좀 더 가지고 싶긴 한데, 동시에 일도 잘하고 싶고 더 많은 일을 하고도 싶으니 결국 다 욕심이죠.

 

 

 


STYLIST 김윤미

MODEL 유노윤호, 최강창민

HAIR 박선호

MAKEUP 성지안

ASSISTANT 김진선, 정연주, 박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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