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les Korea|2024년 1월호|'동방신기와 바다' 최강창민 부분
 

멈추지 않고 땅 위를 흐르는 물은 마침내 바다에서 만난다.

서로 다른 물줄기가 마주해 이룬 동방신기라는 대양, 그리고 그 속에서 길어 올린 것들.

 

 

땅 위로 흐르는 수많은 물길은 저마다 성질을 달리한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속도로 쉼없이, 제게 주어진 길을 따라 묵묵히 흐른 물은 종국에 커다란 바다 안에서 만난다.

다르지만 비슷하고, 닮았지만 이질적인 두 사람이 쉬지 않고 흘러 만들어낸 동방신기라는 대양, 그 속에 축적된 순간들을 길어 올렸다.

5년 만에 발표하는 국내 9집 앨범 <20&2> 속엔 20년 동안 차곡차곡 쌓은 영롱한 산홋빛 추억들, 그리고 윤슬처럼 표표히 빛나는 동방신기의 현재와 미래가 담겼다.

 

 

벌써 데뷔 20주년이라니.

동방신기의 ‘Hug’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다음 날, 반 친구들과 하루 종일 뮤직비디오 이야기만 했던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으로서 감회가 새롭다.

벌써 20주년을 맞이했다는 게 감개무량하다. 동방신기로서 팬들과 함께 20년을 보냈기에 올바른 방향으로 잘 나아갈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따지고 보면 심창민이라는 이름만으로 살아온 시간보다 심창민과 최강창민이란 두 개의 이름으로 보낸 세월이 더 길다.

가끔은 그 둘 사이 간극에서 오는 혼란도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온앤오프를 확실히 구분 짓는다. 최선을 다해 모든 걸 무대에 쏟아내고 내려오면 빠르게 심창민으로 돌아가려 노력한다. 예를 들어 이번 2023 MAMA 어워즈의 무대에서 스스로 흡족할 만큼 퍼포먼스를 펼쳤고,무대에서 내려와 모니터링을 할 때도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그때도 한편으로는 스스로에게 취하지 말자라고 생각했다.

 

2023 MAMA 어워즈 무대는 조금 취해도 괜찮을 정도로 멋있었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앨범 <20&2>에 수록된 신곡 ‘Down’을 선보일 땐 웃음기 하나 없다가 라이즈와 함께 한 ‘Rising Sun’ 합동 무대에서 슬쩍 새어 나온 미소가 선배의 연륜같이 느껴져 인상 깊었다.

여기에 솔직한 심정 한마디 덧붙여도 되나?

 

물론이다.

아, 진짜 힘들다.(웃음) 그런데 한편으로는 너무 재밌더라. 예전엔 힘든 걸 그 자체로 즐기지 못했다. 그러나 이젠 괴로움 뒤에 뿌듯함이 찾아온다는 확신이 있으니 힘든 순간도 진심으로 즐길 수 있다.

 

 

내친김에 조금 더 밝혀보자.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무엇인가.

이미 기사를 통해 제목이 공개된 곡인데, ‘Rodeo’를 꼽고 싶다. ‘삶은 끝없는 로데오’란 가사로 시작하는 트랙인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성숙해진 동방신기를 잘 보여주는 곡 중 하나라 마음이 간다.

 

12월 30일과 31일엔 동방신기 20주년 기념 콘서트로 올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어떤생각을 하며 준비하고 있나?

동방신기는 팬들과 함께 자랐다. 우리가 이렇게 20주년 콘서트를 열 수 있는 건 모두 팬들 덕이다. 오랜 시간 지지해주고, 같이 잘 성장해서 고마운 마음이 가장 크다. 더불어 우린 여전히 건재하니 앞으로도 신나는 공연으로 보답하고 재미있고 즐거운 추억을 많이 선물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각각 2019년, 2020년에 첫 솔로 앨범을 내며 한동안 개인 활동에 집중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만큼 혼자 무대에 섰을 때의 기분은 또 달랐을 듯하다.

‘무대를 함께 채워줄 누군가가 있다는 게 큰 힘이 된다’는 말이 한쪽에 마냥 의지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같이 무대에 선다는 사실만으로도 스스로가 더욱 단단해진다고 할까. 이런 마음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각자 활동을 해보니 저절로 느끼게 되더라.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둘의 반대된 성향을 주로 조명했지만, 일을 향한 열정이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 등 비슷한 점도 많아 보인다.

윤호 세세한 부분은 다르지만 가치관이나 일에 임하는 자세, 책임감 등 큰 틀은 굉장히 비슷하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열정의 아이콘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나보다 더 열정적으로, 그리고 책임감 있게 자신의 몫을 해내는 사람이 바로 창민이다. 그래서 배우는 것도 많고 자극도 많이 받는다.

창민 해내지 못할 것엔 도전하지 않을 뿐이다.(웃음)

윤호 말은 이렇게 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몫이 있다면 기필코 해내는 애다.

창민 나 역시 형한테 배우는 게 많다. 윤호 형은 무언가 하나 파고들기 시작하면 깊게 고민하고 치밀하게 연구하며 파헤친다. 오랜 시간 옆에서 봐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가끔 놀란다.

윤호 이러한 성향의 틀은 창민이를 보고 배우며 형성된 거다. 하하.

 

그러고 보니 창민도 기록을 꾸준히 해온 사람이다. 일기를 오래 써왔다고.

스스로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더 잘 알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데, 일기를 쓰다 보면 진짜 나의 감정과 마주할 수 있다. 물론 피곤한 날엔 스케줄표처럼 일과만 적기도 하고, 요즘처럼 바쁜 시기엔 건너뛰기도 하지만 되도록 매일 쓰려고 노력한다. 버릇을 들이니 감정 조절에도 도움이 되고 스스로를 더 잘 알 수 있게 돼 여러모로 좋다.

 

방식은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무언가를 글로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 글의 힘을 믿나?

물론이다. 100% 믿는다. 말을 몇 번이고 다듬어서 만든 게 글이니까. 더 날카롭고 가장 중요한 핵심을 담고 있다. 백 마디 말보다 몇 문장이 가진 힘이 더 크다고 믿는다.

 

‘치밀하다’는 창민의 표현이 납득이 간다.(웃음)

둘 다 기록을 하는 사람으로서 20년 후 그동안의 활동을 요약한다면 어떤 문장으로 남길 바라나?

세월이 흐른 만큼 지금보다 부족할 수는 있어도 최선을 다할 거란 약속은 지킬 수 있다.(웃음)

 


 

인터뷰 양혜연

스타일리스트 류시혁

메이크업 최선혜(조이187)

헤어 이지원(조이187)

 

동방신기와 바다 (thesingle.co.kr)

 

동방신기와 바다

멈추지 않고 땅 위를 흐르는 물은 마침내 바다에서 만난다. 서로 다른 물줄기가 마주해 이룬 동방신기라는 대양, 그리고 그 속에서 길어 올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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